인간이 자연을 모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자연과 기계 문명의 흐름은 나란히 진행되었다. 작가는 이런 물음을 던진다.
“만약 인간이 만든 기계가 자연의 범주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인간은 기계를 하나의 자연물로 인정해야 하는가?”
과거에 톱니바퀴와 태엽으로 둘러싸인 기계의 마술이 인간의 정체성에 상처와 같은 각인을 남겼던 것처럼, 오늘날의 기계 역시 문명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면서도 영향을 깊게 되돌려 주는, 여전히 우리 인간과 연속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인간의 진화가 도구와 기계의 발견과 발전에 의지했음에도, 인간은 기계와의 연속성을 부정한다.
그가 보여주는 ‘정(事)’은 인간의 인공적인 자연환경을 모사(模寫)한 작업들이다. 그는 이와 같은 환경 속에 자연과 인간의 피조물들을 놓아두고, 그것을 관망하게 함으로써 인간과 기계, 그리고 자연이 서로 간의 연속성을 찾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