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이 된 자동차(達側燮, 明側化)

1998

박한진은 10년간 타고 다니던 자신의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주술적인 ‘페티시’로 변형시켜 차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그의 작품은 자신의 물건에 계속해서 개인적 표식을 만드는 의식적 행위의 누적으로, ‘빨리 달리기’의 기능이 정지된 차의 장례를 지내는 과정이다. 그는 석도의 『화론』에서 “達則變, 明則化”라는 글귀를 인용하여 동어반복적인 주문을 차에 새긴다. 거대한 표어들의 탑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신념은 허물어지기 쉽고 자주 바뀌지만, 개인의 영역, 즉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중첩해서 발견된 진정한 믿음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그의 영역에서는 일상의 잡다한 기록이나 폐기된 차도 개인의 믿음을 세워 나가는 장승이나 서낭당의 돌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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