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비디오 매체를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매체적인 기능의 특징인 서사성과 기록성에 충실하게 된다. 그러나 조이수는 카메라와 화면이 정직하게 담아내는 이미지들을 그 시간과 현장을 찾아가서 최대한 시적으로 충만한 순간에 잡아내려고 한다. 일련의 풍경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자신의 개인적인 히스토리와 무의식, 그리고 시간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영상은 그가 추구하고 창조하는 음악적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번 작업에서는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우포라는 지역에서 잡아낸 몽환적인 이미지들과 무의식의 흐름을 반영하는 원초적인 구조의 음악을 결합한 영상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작품에 앞서 항상 ‘흐르는 것과 멈추어 있는 것 사이에는 고여 있는 상태가 존재한다’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무의식 속에 있는 원형들을 추적하고 있는 작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은유적으로 흐름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추적하는 과정을 그의 개인적인 삶이라고 한다면 그의 ‘음악적 구조에 따른 디지털 작업’은 관객들과 원형을 공유하는 일종의 접점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그의 작품이 음악적 구조를 가진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첫째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측면에서, 둘째는 음악적 구조가 무의식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는 측면에서의 중요성이다. 그는 그 접점의 순간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공명’으로 인하여 관객과의 소통이 성립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념이나 이론으로 무장한 시선보다는 감성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본다면 오히려 쉽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