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레바논을 오가며 활동하는 지아드 안타르는 내전이 한창이던 레바논 남부 지방에서 내전의 참상을 목격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진과 영상 작업에서 제시하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법한 주제들에 대해 작가는 오히려 차분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그 대신 관객이 직접 그 의미를 해석하고 판단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베이루트 폐허〉는 큐레이터이자 프리랜서 작가 라샤 살티와 협업한 작품으로, 베이루트의 버려진 건축물을 찍은 안타르의 사진 작품, 그리고 안타르의 사진과 살티의 글을 엮은 출판물로 구성된다. 사진 속 건물들은 오랫동안 지속된 내전으로 완공이 중단된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의 건물들로, 전쟁 당시 군인들의 임시 거처로 쓰였으며, 현재에도 버려진 건물들로 남아 전쟁의 상흔을 사실적으로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