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은 전시 오픈 당일 달걀을 요리하여 다시 달걀 모양으로 위조하고, 현장에 존재하지 않은 검은 토종닭과 함께 위조란을 먹는 과정의 퍼포먼스 작업을 했다. 관객들은 직접 요리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로만 보지만, 그는 이미 부엌에서 빠져나가 다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퍼포먼스는 루팡적 속임수와 엉뚱한 스토리,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되어 있다. 과학 실험실을 방불케 하는 요리실의 조도와 공격적인 금속성의 용기들, 그리고 달걀 요리 하나를 먹기 위한 번거로운 절차와 까다로운 형식들은 의미들과 진실의 강요 속에 시달리는 일상 현실 안에 ‘부질없음’의 공간을 개입시켜 사회적 재맥락화를 시도한다.
〈위조란(빨간 식당)〉, 1998. 혼합 매체. 가변크기
〈위조란(진열장)〉, 1998. 위조란, 유리, 할로겐램프.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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