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of cards

2002

〈House of Cards〉는 또 다른 최근작 〈Self Portrait as the Center of the Universe〉 (2001)의 연장이다. 이 두 작품들은 모두 실제와 가상의 요소들이 서로 이어지는 공간을 탐구한 작품 시리즈의 일부분이다. 이 작품들은 암실 안의 벽에 큰 이미지들을 투사한다. 중심에 위치한 말하는 인간의 머리형상은 컴퓨터로 조작되는 실시간 애니메이션이다. 이것은 일종의 인공적인 매개체로서 풍경 또는 다른 공간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 영상을 배경으로 떠 있게 된다. 두 작품 모두에서 나타나는 이 사람머리 형상은 영어를 듣고 이해할 수 있으며. 들은 것에 대해 합성음으로 대답할 수도 있다(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과 “가상의” 공간이 서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 배경의 풍경은 이 인공 매개체에 의해 결정되는 대화의 주제에 따라 변한다. 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배경이 변화하고 그 속에서 다른 인물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Self Portrait〉에서 대화의 내용은 움직이는 머리(작가 자신의 머리로부터 떠낸 실리콘 형상)를 통해 물리적으로 구현되고 대화의 중심 주제들은 계속 되풀이된다(일반화와 거리 두기, 질문하기와 이미 저장된 기억 등을 각각의 축으로 해서). 〈House of Cards〉는 경험의 단편들과 작품의 제목이 암시하듯 그렇게 하고자 하는 페이소스(pathos)를 근거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는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움직이는 머리 형상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그 대신 방 한 가운데에 마이크(또 다른 최신작 〈Sinking Feeling〉(2001)처럼)가 설치된다. 투사된 인물의 영상은 들은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려고 하지만, 결국 요점을 놓치고 진행되던 이야기의 내용을 잊어버린 채 다시 시작점으로 되돌아 온다. 마이크를 통해 말하는 모든 내용들은 직접적으로 그 인물의 영상과 관련이 된다. 즉, 대답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만들어낸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다중언어의 맥락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어려움을 감안했을 때, 머리 영상은 사실상 의도된 것과 관계없이 그것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응을 하게 된다. 따라서 관객들이 말하는 내용에 따라 새로이 생성되는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달라진다. 그것이 어떤 언어가 되든지 상관이 없다. 머리 영상 자체도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며 관객들을 언어, 기억, 장소에 대한 게임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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