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끊임없이 축적되는 정보와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의식 속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가며, 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우리가 친숙하게 접하는 수없이 많고 빠르게 변화하는 이미지들과 심볼, 기호, 텍스트 등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무슨 물건을 살 것인지를 설득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2001년부터 작업하고 있는 〈Unknown Cities〉의 일부로 제작된 것이다. 이 작품들에서는 모든 정보 전달의 요소를 제거하여 일상 환경 속에서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있다고 여기는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우리 자신의 실제 경험, 지식과 결정을 통한 것이 아니라, 이들의 명령에 무의식적으로 지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그리고 이런 모든 요소들이 사라진 후에는 우리는 어떠한 결정을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시하려 한다.
〈무제〉, 2002. 디지털 사진. 250 × 450 cm.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