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는 전시를 주관했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크기의 백색 조각 받침대들을 모아서 7미터 높이의 기념비적인 탑을 세웠다. 조각 받침대가 모여 조각이 된 것이다. 늘 그늘에 있다가 조명을 받아 미술관의 주인공이 된 조각대는 현대의 미술 제도에 대한 반란인 동시에 산업화, 도시화, 현대화 과정의 상징체이다. 또한 이 모뉴먼트는 디귿자형의 조야한 조명걸이 사이를 뚫고 솟아오른 발전과 성장에 대한 남근주의적 강박증의 기호이다.
〈각종 기념물 사진〉, 1998.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