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맨 외

1998

‘커피 한 잔’, ‘볼펜 한 자루의 수명’이라는 형식 파괴적인 활달한 드로잉은, 오랜 침묵을 깨고 11점의 작품을 출품한 주재환의 것이다. 실험적이고 해학이 넘치며 날카롭게 시대를 풍자하는 그의 ‘반미술적’ 혹은 ‘비미술적’ 제스처는 어떤 주저도, 난해함의 필터도 없이 곧장 메시지가 관객의 가슴과 머리에 와닿게 해준다. 그의 작품은 종기가 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명래 고약’이다. 교육 제도의 지옥에서 벗어나 오토바이를 타고 짜장면을 배달하는 소년이 바람에 면발을 날리는, 속도감 넘치는 유화 한 점이 눈에 띈다. 생활과 현실을 보는 눈, 보르헤스적 발상, 우주적 농담, 통렬한 형식 파괴 기술은 한국 미술이 감행해야 할 멀티플한 ‘탈주로’를 제시한다.

〈칼막스〉, 1998. 교복, 플라스틱 옷걸이, 솔방울. 가변크기
제목 미상, 1998. 혼합 매체. 가변크기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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