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

2002

정영훈의 〈The Flowers (Pedigree Program-2)〉는 나(개인)의 존재적 의미와 사회, 인류 간의 알고리즘을 진술하고자 하는 혈통 프로그램(Pedigree Program)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혈통 프로그램은 관람객의 참여에 의해 전개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쇼로서 디지털 예술의 새로운 시각적 가능성을 제시함을 넘어 현실 사회적, 인류사적 진술을 하나의 메시지로 담아낸다.

〈The Flowers〉에서 그는 하나의 독립된 지역, 개인, 국가, 민족의 상징적 알레고리를 지닌 9개의 모니터에 불확정성, 영혼의 전이, 생명의 기표적 의미를 가진 나비의 형상을 담았다. 그리고는 관객들이 네트워크로 공유된 모니터들 사이로 나비 군집을 클릭 앤 드래그하여 이동시킴으로써 나비 군집의 공간 이동을 통해 이성과 영혼의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나타내도록 하였다. 나비의 공간 이동 시 어떠한 메시지나 사회, 역사적 이슈(색상이나 문양 등의 변화를 적용)를 포함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매커니즘은 전시장 내의 주어진 공간에서만이 아닌 외부의 특정 장소(미국이나 일본 등의 임시적 장소), 전시장, 외부 특정한 홈페이지와의 연결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각 영역(모니터) 간의 비권위적인 유대와 평등을 유지하는 혈통 관계를 이루게 되며, 다접근화된 공간은 순수한 사이버 공간으로 커뮤니티를 활성화한다. 이로써 투명한 정보의 공유를 이루는 그의 커뮤니티, 소통 방식은 전체주의의 속박과 그늘에서 벗어나 있으며, 자유와 평등, 다양성, 보편화된 영혼의 순수성에 기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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