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카

2008

마농 드 보어는 시간, 기억, 언어, 진실 사이의 다층적 관계를 시청각적으로 탐구하는 영상 작업을 한다. 작가는 특히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과 기억을 드러내고 기록하는 인물 사진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티카〉는 작곡가 프레데릭 제프스키가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여 만든 두 곡을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각화한 작품이다. 이 곡은 1971년 9월 뉴욕 주 아티카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기본적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폭동을 일으키고 교도소를 점거했지만, 무력 진압 과정에서 인질로 잡혀 있던 교도관들을 포함한 43명이 사망한 사건을 다룬 것이다. 작품의 도입부에는 폭동 중에 사망한 한 재소자의 편지에 기초한 곡 〈다 함께〉의 마지막 부분이 짧게 연주된다.
이어지는 곡인 〈아티카〉는 폭동 주동자 중 한 명인 리처드 X. 클락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석방 당시 한 기자로부터 아티카를 뒤로하고 떠나는 심정에 대해 질문을 받자 “아티카는 내 앞에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언급은 작품의 주요 텍스트로써 뮤지션 얀 제프스키에 의해 말하듯 혹은 노래하듯이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16 mm 흑백 필름으로 촬영된 본 작품은 360도 패닝 샷으로 이루어진다. 화면은 연주를 하는 뮤지션들을 한 명씩 비추며 보여주다가 점차 그들에게서 멀어지면서, 스튜디오 전체를 한 바퀴 돌아 마지막에 다시 도입부의 장면으로 되돌아온다. 음악이 들려오는 동안 흐릿한 회색의 배경을 통과하는 느린 팬(pan)은 원곡의 순환 구조를 시각적으로 반영하고, 관람자로 하여금 방향 감각이 상실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마치 교도소 재소자들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과 탈출의 불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하다. 〈아티카〉는 역사적 사건-음악-필름의 내용과 구조가 서로를 반영하며 완성되는 순환 구조를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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