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모리스는 영상과 회화 작업을 통해 현대 도시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작용과 건축학적으로 암호화된 정치적 의미들을 탐구한다. 특히 뉴욕, LA 등 특정 도시들의 모습과 그 속에 나타난 정치, 사회, 문화적 이면을 담은 도시 작품 시리즈들은 표면과 이면을 동시에 드러내고자 하는 양면성과 이중성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베이징〉은 2008년 하계 올림픽이 열린 북경을 소재로 한 84분짜리 필름이다. 이 작품은 전대미문의 거대 자본과 고도 기술이 집약된 세계적 행사 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중국 초고속 자본주의의 거대 권력과 그 속의 숨은 의미들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화면은 사회주의의 표상이었던 중국의 옛 모습과는 다른 오늘날의 쇼핑센터, 수입 자동차 등 중국 내에 침투한 자본주의의 흔적들과 올림픽 경기 관련 장면들을 교차하여 보여준다. 작가는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전세계에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과연 이러한 스펙터클의 권력을 장악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