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투 퍼블릭

2008-2011

독일 베를린을 근거로 활동하는 옌스 분덜링은 주로 인터랙션 컴퓨터 디자인의 영역에서 작업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다. 다양한 규모의 온, 오프라인 미디어 프로젝트들은 결국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실험으로 수렴된다. 이런 점에서 〈디폴트 투 퍼블릭〉은 기술적으로는 단순하지만 트위터를 둘러싼 여러 쟁점을 건드리는 온라인 인터랙티브 프로젝트이다. 이 작품은 트위터의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다루는데, 트위터 바깥의 물리적 세계와 웹 상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자기노출의 차이점을 대조시키는 것이 이 작업의 개념적 핵심을 이룬다.
이번에 소개될 작업은 트윗 스크린의 형태로, 공공 장소에서 트윗 메시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네트워크 프로젝션 작업이다. 즉 트윗 메시지가 뜨는 스크린이 설치된 실제 장소 근방에서 지리적 좌표가 공개된 트위터를 끌어와 보여주는 단순한 작업이다. 사적 영역에 놓여 있던 트위터 메시지를 공공 영역에 연결시켜, 온라인을 떠도는 사념들에 잠시나마 ‘공공성’을 부여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선택된 메시지의 작성자에게 다시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이다. 메시지가 화면에 소개되는 순간을 웹캠으로 포착하여 본래 저자에게 보내주고, 그들의 메시지가 공공 공간에 소개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일련의 과정은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데, 이를테면 트위터 작성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메시지가 어떻게, 왜 전혀 다른 곳에서 보여지고 있는가 하는 당혹스러움과 호기심이 한데 합쳐진 양가 반응이 그것이다.
디폴트 투 퍼블릭 즉 ‘초기값 설정’이라 명명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쉽게 노출하는 디지털 컬쳐의 일면으로 읽힌다. 일반적으로 물리적 공간 안에서 사생활을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성향과는 모순되는 상황인 셈이다. 즉 애초에 프라이버시에 관한 재 설정을 하지 않는 한, 사람들의 일상을 쉽게 드러낼 수 있도록 처음부터 트위터의 디폴트 값이 설정되었다는 점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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