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비친 달의 형상을 인터랙티브의 피드백 효과를 통해 증폭시키는 〈전자 달〉은 매혹적인 푸른 화면 위에서 쌍방향성의 변주를 선사한다. 즉, 관람객이 프로젝트의 푸른 빛을 완전히 가리면서 지나갈 때, 우주의 빅뱅을 닮은 화면의 폭발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생성·소멸의 카오스적 이미지를 거쳐 평온한 달의 형상으로 복원되는 것이다.
거기서 관람객은 감성과 이성, 평상심과 혼란 사이를 왕래하며 피드백의 극적인 효과와 나르시즘의 혼돈 상태를 체험하게 된다. 그의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디지털 달을 생산하는 방식에서, 전통적인 회화에서의 질료의 혼합 과정과 같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법, 즉 프로젝터와 카메라의 색상, 명암, 각도 등을 빛으로 혼합해낸다는 아이러니의 제시에 있다. 그것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교감을 통해 이성과 감성의 적절한 조화를 상징적으로 표출함으로써, 동서양의 철학적 테제인 무욕과 평상심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