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도시의 마음, 그 발현)

2012

〈EMC (도시의 마음, 그 발현)〉은 김정한의 기획으로 과학자들(김홍기, 서울대학교 의생명지식공학연구실 BiKE Lab. 외)과 예술가들(임정한, 이현진, 김정도, 조현일)이 함께 참여한 공동프로젝트로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물의 도시, 유기체로서의 도시 디자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
EMC 프로젝트는 다 빈치의 ‘물’의 흐름 대신 ‘데이터’의 흐름의 관점에서 현대의 도시를 바라본다. 우선, 관람객은 아직 의식으로 걸러지기 전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의 데이터, 즉 도시의 무의식적 상태의 데이터와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의 데이터는 윌리엄 제임스의 ‘프린지(fringe)’° 개념과 유사하며, 그 데이터에 대한 경험은 모호하고 불충분한 정보로 이루어진다. 매일매일 도시에서 생성되는 프린지 데이터, 즉 사건(event), 느낌(feeling), 나타남(appearance) 등은 뭔가 있는 듯 하면서도 없는 듯한 느낌의, 뿌옇고 표류하는 혼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프린지 데이터에 어떠한 ‘관점(perspective)’이 부여된다면 어떨까? EMC는 이것들이 뉴스(news), 감정(emotion), 이미지(image)라는 형식으로 추려지고 범주화되면서 비로소 의미 네트워크(semantic network)가 잠정적으로 발현(emerging)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때, EMC가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뉴스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집단지성과 ‘감정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집단감성이 ‘이미지 디렉토리’를 매개로 ‘마음의 네트워크’를 드러내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가 그 마음을 발현하는 과정을 가상적으로 함께 경험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EMC 프로젝트에서 관객은 자신의 시적 ‘관점’을 혼돈상태의 도시 데이터에 부여한다. 그리고 그 관점에 의해 발현되는 도시의 마음이라는 거시적인 의미 네트워크 구조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 프린지(fringe)는 감정과 인지적 표상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어떤 것으로 의식과 무의식, 주관과 객관의 사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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