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그룹 ‘올빼미’는 45편의 영화(외화와 방화)에서 의식주라는 주제와 관련된 장면들을 뽑아내 무작위로 편집했다. 시작도 끝도, 어떤 의도도 없이 욕망의 흐름을 따라 사방으로 분출하는 이미지의 강도는 호기심과 흥분,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들은 빈 박스로 만들어진 작업실 창고에서 영화를 훔쳐보는 듯한 은밀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들에게 일상이란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편집되는 ‘재료’이다. 흥겨운 리듬의 배경 음악, 가끔씩 던져지는 의미심장한 대사와 은밀한 장면, 시간과 장소를 넘나드는 이미지의 흐름 속에서 현대인의 일상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