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이해해…〉는 팬데믹이라는 재난의 상황이 지속되고, ‘흑인의 삶도 소중하다’ 시위가 미국에서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동안 베를린에서 체류하던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서술하는 영상 작업이다.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비롯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개인들이 보이는 분노와 갈등의 양상을 관찰하면서 시작하는 작가의 내레이션은 나와 다른 입장을 지닌 타인과 연결되려는 정치적이거나 개인적인 노력의 한계와 가능성을 고민한다. 영상에는 베를린과 몇몇 도시의 시위 장면 외에도 가수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던 니나 시몬의 인터뷰 클립과 60년대 반전운동과 시민운동의 상징적인 노래를 불렀던 음악가 밥 딜런의 노래가 등장한다. 작가는 과거의 투쟁과 현재의 시민운동을 병치하면서 오늘날의 복잡한 세계에서 차이와 공감이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섬세하게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