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로 보기

2000
한수정, 〈그림자로 보기〉, 2000. 컬러 시트, 오브제. 가변 크기.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2호선 사당역 매표소 앞 기둥. 2000
한수정, 〈그림자로 보기〉, 2000. 컬러 시트, 오브제. 가변 크기.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잠실역 8호선 2호선 환승통로. 2000
한수정, 〈그림자로 보기〉, 2000. 컬러 시트, 오브제. 가변 크기.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충정로역 2호선과 5호선 환승통로. 2000

잠실역에는 지하철 2호선에서 8호선으로 이동하는 환승 복도와 8호선에서 2호선으로 이동하는 환승 복도가 따로 있다. 이 복도는 100여 미터가 넘는 긴 통로이고, 벽면은 광고판이나 그 외 어떤 부착물도 없이 비워진 상태이다. 〈그림자로 보기〉는 이처럼 공적인 통로 공간의 빈 벽에 창문, 창고문, 방문 등 실제의 문을 연상시키는 그림자-문으로, 검은색 시트지를 사용하여 명(positive)과 암(negative)의 형태를 재현한다. 작가는 지루한 통로 벽면에 밖으로의 연결을 상상할 수 있는 그림자 이미지를 만들어 이용객에게 안도감을 주고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제시한다. 이곳에는 문만이 아니라 화장실 표지판, 콘센트, 환풍기, 두꺼비집, 전선, 스위치 등 작은 기물들도 배치되어 있다. 또한 일반 주택이나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이를 테면 거실로 출입하는 문, 방 안에 있는 붙박이장, 라디에이터는 물론, 건물 밖에서 볼 수 있는 대문, 전봇대, 차고 등도 설치하여 안과 밖의 경계를 지운 사물들의 상태를 제시한다. 이질적인 사물들을 한 공간 안에 섞어서 괴물같은 공간이 생성되면, 그곳은 더 이상 환승 통로가 아니고, 누군가의 집안이나 밖도 아닌, 그러면서도 바로 그 모든 공간이기도 한 차이들의 공간이 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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