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쾌락〉(1)은 성적인 계층주의에 반하는 시도로서 친밀한 남성과 여성의 형태를 회화적으로 합성한다. 이것을 디지털 세계를 통하여, 관찰자를 태양과 지구 양쪽의 자웅동체적 순환(androgynously circular)의 시각적 시상(詩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시도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변형적 이미지의 재결합과 가상적 혼돈을 촉진하는 서브라임의 창조적 변형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달빛 쾌락〉은 질 들뢰즈가 말한 “포르놀로지”(2)를 사용하였다. 〈달빛 쾌락〉의 중요한 관심은 양성적인 자웅동체 이미지의 기원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혼합 이미지는 오비드의 고전인 “변신”에 처음으로 나타나는데, 그 양성성은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인 헤르마포로티투스의 이름을 통하여 서구 문화에 최초로 등장했다. 헤르마포로티투스의 이야기에서 나타나듯이 〈달빛 쾌락〉은 하나가 된 양성의 에로티시즘과 가상성(3)에 관련된 것이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성적 질서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다른 형태의 질서는 일시적이고 잠정적이라는 가상적 혼돈 상태를 묘사하기 위한 것이다. 〈달빛 쾌락〉의 초점은 모든 성적인 기호가 무한한 기호 현상을 특징으로 하는—다른 현상으로 변환이 가능한—상상적인 정신 세계의 구성에 있다. 물론 여기에서 이성 간의 친화력이나 유사점 등을 찾을 수도 있다.
섹스(sex)의 양면성에 가정한 타인으로서의 여성, 그리고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육체에 깊숙이 근거한 가부장적 구조 속에서, 이러한 노력은 사회적으로 이로운 일이다. 대다수의 페미니스트 이론은 섹스(sex)가 남성과 여성이라는 양극적 이성애자에 근거한 한 쌍의 반대적 대상으로서보다는 하나의 연속체로서 표현되어진다고 제안하면서, 섹스와 젠더의 가부장적 구조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나의 쾌락적인 복합적 우주 내에서는,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내용은 속임수적인 반전을 통해서 바뀌게 된다. 본질적이고 전형적인 여성을 나타내는 이미지(구근 모양의 실리콘 이식 가슴)는 사실 남성(나 자신)의 엉덩이 이미지를 디지털로 변형시킨 것이다. 이것은 또한 미국에서 엉덩이를 들어내는 것을 “Mooning” 또는 “Shooting a moon”이라고 표현한다는 것과 같이 언어적으로 왜곡된 재미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달빛 쾌락〉의 진지한 측면은 인접한 방들을 지나며 계속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서 생기는 성별을 넘어선 변환 가능한 이미지들의 창조이다. 여기서의 젠더 퍼포먼스에서는 타인의 경계를 그리는 것을 멈춤으로써 성적 억압에 견뎌내는 것에 실패했다. 이러한 심미적 의미에서의 성적 재현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의미에서의 성적 재현에 대한 비판의 일부분이다.
(1) “쾌락적인”이라는 단어는 “쾌락에 대한 자극”을 의미하는 것으로 라틴어의 voluptarius/voluptas에서 유래된 말이다.
(2) 포르놀로지(Pornology)는 자신의 한계성을 가지고 특정 사고(思考)와 대비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는 들뢰즈(Deleuze)의 에세이 Lossowski or Bodies-Language에 분명히 나타나 있는데, 이 에세이는 그의 저서 『The Logic of Sense』에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들뢰즈는 Klossowski가 신에 대한 믿음으로서의 신학과 신체의 왜곡된 표현으로서의 포르노그래피 사이의 범위에서 확립한 추상적 경험론의 원동력을 묘사하기 위해 “포르놀로지(Pornology)”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3) 여기서 사람들은 자신의 동성애에 대한 엉터리 치료 과정에서 여성 호르몬의 과다복용으로 가슴이 커진 앨런 튜링 (Alan Turing, 컴퓨터 계산의 원조)의 끔찍한 경험을 떠올릴 것이다.
〈Lunar v0luptuary (West wall)〉, 2002. 컴퓨터 바이러스 설치, 캔버스에 컴퓨터 조작 아크릴릭, 프로젝션, 컴퓨터, 프로젝터, 벤치. 270 × 148 cm(아크릴).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