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2012

아델 압데세메드는 드로잉, 비디오, 사진,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현대 예술의 다양한 재료와 장르를 망라하며 일상적 사물들을 강렬한 예술적 선언으로 변모시킨다. 알제리 출신의 작가는 작업의 영감을 사적인 것, 역사적인 것,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것 모두에서 자유롭게 찾아내며 그를 통해 풍성하고 급진적이며, 때로는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언어를 창조해낸다.
2012년 개인전 《누가 크고 나쁜 늑대를 무서워하는가?》에서 처음 발표된 싱글채널 비디오 〈기억〉은 흰 벽에 검은 알파벳 자석으로 ‘투치’와 ‘후투’라는 철자를 쓰는 개코 원숭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단어는 르완다의 두 부족을 일컫는 것으로, 이들은 식민주의의 분할통치로 인해 격화된 민족 갈등을 수십년 간 겪어왔다. 이 분쟁은 지난 1994년 50만 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은 집단학살을 초래했다. 그러나 압데세메드의 작업은 인간의 무모한 잔혹함에 대한 비판, 또는 그의 정당화를 보류한다. 다만 글자를 벽에 붙이는 원숭이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행동과, 인간 집단학살의 기억이 불쾌하도록 자명하게 만나는 지점을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를 통해 드러낼 뿐이다.

오늘
|
내일
|
스크린은 보호할 가치가 있습니다. 또는 스크린을 보호할 가치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