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 라자레노와 다비드 실바, 녹뚜르노 매거진을 위한 포토노벨라

1968년경

대중문화의 영역들을 활발하게 포착해온 안토니오 카바예로의 작품들은 주로 이미지와 집합적 상상 사이의 관계를 살핀다. 매혹적이면서도 달콤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흑백사진들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남미의 포토노벨라 전통에 기인하고 있다. 초기 영화에서 발전된 포토노벨라는 사진과 소설의 내러티브가 결합된 형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량 배포가 가능해 사랑, 결혼, 가족, 그리고 섹스와 폭력의 주제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었다. 보도사진과 그래픽 관련 일을 하던 카바예로는 1963년 포토노벨라에 심취해 15년 동안 50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을 창조해냈다.
카바예로의 사진은 당대의 시대정신과 이슈를 활용한다. 그의 탁월한 구성력은 단순히 과거의 스타일을 반영하기보다는 당대의 국제적인 시대정신과 대화하는 문화 생산자로서 근대 남미의 염원을 포착한다. 눈부신 하얀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이 고귀한 중세 가구 속에 둘러싸인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다른 한 장의 사진에서는 바지와 민소매 블라우스를 맞춰 입은 두 명의 현대 여성들이 전면에 배치된다. 자기확신에 가득 찬 그들의 포즈는 다가올 밝은 미래를 예상하듯이 우뚝 솟은 마천루와 같은 모습으로 유토피아를 표현한다. 이와 같이 카바예로의 작품은 미디어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상상력을 언급하며, 현대성에 녹아 있는 생생함을 다시금 발견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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