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의 벽

2000
김유선, 〈플랑크의 벽〉, 2000. 목판에 자개, 옷칠. 160 × 360 cm.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5호선 광화문역 교보빌딩 방향 매표소에서 승강장쪽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 진입구의 정면과 좌측 벽면. 2000
김유선, 〈플랑크의 벽〉, 2000. 목판에 자개, 옷칠. 160 × 360 cm.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5호선 광화문역 교보빌딩 방향 매표소에서 승강장쪽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 진입구의 정면과 좌측 벽면. 2000
김유선, 〈플랑크의 벽〉, 2000. 목판에 자개, 옷칠. 160 × 360 cm. 작가 제공. 제1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미디어_시티 서울 2000 《도시: 0과 1사이》. 5호선 광화문역 교보빌딩 방향 매표소에서 승강장쪽으로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 진입구의 정면과 좌측 벽면. 2000

광화문역의 지상에서 지하로 이동하는 계단 쪽에는 3개의 벽면이 있는데, 그중 2개는 계단의 측면에, 나머지 1개는 천장에서 돌출한 벽면이다. 그곳에는 흔히 광고판이 설치된다. 김유선의 작품은 그곳을 ‘자개벽’ 으로 전이하여, 벽면에 합판을 붙이고 그 위에 자개판들을 붙인 설치 작품, 혹은 ‘자개벽화’를 설치하였다. 작품명 〈플랑크의 벽〉은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세상 만물의 시작점이자 태초로서 빅뱅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에서 유래한다. 김유선은 천연자개를 사용해 자개가 지닌 빛의 성질을 그대로 드러낸다. 종이처럼 얇은 두께의 자개판에서 발산되는 화려한 광채는 미묘한 깊이 때문에 화면의 피부(표면)를 혼란시킨다. 이와 같은 재료의 특성 때문에 우리는 천연자개로 자개 장롱, 자개 함, 자개 그릇, 자개 단추 등을 만든다. 바다 속의 조개가 진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요구되고, 마찬가지로 김유선의 자개 벽화도 수백개의 작은 자개 조각들을 일일이 하나씩 하나씩 붙여나가고, 자르고 붙이고 문지르는 반복되는 작업 때문에 긴 시간을 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노동과 손의 흔적은 남김없이 자개의 틈 사이로 스며들어가 버린다. 이처럼 작업 과정 전체가 그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반면, 작가는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완성된 작품은 마치 스스로 만들어진 것처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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