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이파의 조립식 주택, 1933-1935

2009

아네테 켈름의 사진은 광고나 패션 잡지, 다큐멘터리 사진 등지에 찍힌 이미지들을 오려낸 듯 재현하여 오브제의 강렬한 시각적 명료함을 드러내고, 스타일과 형식미를 강조한다. 동시에 사진들은 역사적, 문화적 맥락이 융합되어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고, 작가는 사진에 대해 시적이고 낭만적이면서도 개념적인 방법으로 접근해나간다.
〈이스라엘 하이파의 조립식 주택, 1933–1935〉는 독일에 있는 조립식 건물들을 다룬 전작들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이다. 9개의 사진으로 구성된 이 작업은 1933년 하바라 조약이 체결된 후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 이주와 독일 공산품 수출이 쉬워지면서, 그 일환으로 독일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운송된 집들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독일의 시오니스트 조직과 유대인 단체가 체결한 하바라 조약은 1930년대 독일 나치 정부가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유대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책략이었다. 아네테 켈름은 이 시기 건설된 조립식 주택들을 사진 작업으로 당대의 정치적·경제적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특히 대형 카메라를 통해 극대화된 아날로그 사진의 특성은 작가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섬세한 디테일을 표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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