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mm 슬라이드 필름 설치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서울이라는 동일한 공간을 세 가지 방법으로 달리 재현한 세트장을 보여준다. 첫째는 북한 영화촬영소에 남한의 시내를 재현한 세트이고, 둘째는 남한의 예비군 훈련장에 모의 시가전을 위해 재현한 남한 시내 세트이며, 마지막은 남한의 영화촬영소에서 만든 판문점 세트이다. 세 종류의 세트 이미지들은 은연 중에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나온 역사적 변모를 드러낸다. 이것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역사가 아닌, 정치, 경제, 사회적 이데올로기의 여과 과정을 거치며 변모하고 왜곡되어온 과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