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안_삼신당

2008

박찬경은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이슈를 끊임없이 다루며 사진과 다큐멘터리 그리고 비디오를 활용하는 작가이자 비평가이다.
〈신도안〉의 원작은 당초 45분 분량의 중편영화에 준하는 작품이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여섯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형식의 시퀀스로 재구성되어 개별적으로 전시된다. 〈삼신당, 영가무도, 기념촬영, 시천주, 쿠베라, 계룡산 영천봉〉이라는 제목의 각 챕터는 모두 신도안이라는 공통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별개의 이야기들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독립적이며, 일반적인 영화적 일체성 혹은 연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도안은 ‘새 도읍’이란 뜻을 가진 계룡산 주변의 옛 분지로 수많은 종교 단체가 공존했던 곳이다. 이곳은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등 극심한 시대적 혼란기를 거치며 성장해왔고 이제는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 계룡산 국립공원화와 종교 정화 사업, 삼군통합본부의 계룡대 이전을 거치면서 민족 종교 중심지로서 위상은 무너졌다. 〈신도안〉은 퇴락한 성지에 여전히 뿌리내린 생존자들을 화자로 세운다. 이 작업은 신도안과 관련된 도읍지의 흥망성쇠와 신도안에 대한 정치 체제의 주도 면밀한 개입을 고증 자료 편집과 생존자 인터뷰를 통해 드러내며 과거의 흔적을 추적한다. 이들의 배경에는 냉전, 분단이 양산한 남한 사회의 과잉 이념과 정치적, 종교적 시대정신이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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