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포인츠

2010

정연두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실사로 이루어진 연출사진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판타지, 꿈, 희망이나 연극적인 상상들에 기반하고 있다. 사진이 지니고 있는 ‘증거’로서의 특성은 이러한 비현실적 생각들이 일단 사진으로 번역되었을 경우 마치 실제로 실현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현장치로서의 사진에 작가는 눈에 보이는 무대장치들을 삽입함으로써 ‘증거’ 대신 ‘드라마’에 훨씬 주목하도록 한다.
〈Six Points〉는 정연두의 사진들 가운데 처음으로 컴퓨터 합성을 시도한 작품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촬영한 뉴욕의 거리 사진을 길게 이어 붙여 천천히 패닝하는 동영상 카메라의 움직임을 재현해 낸 것이다. 이 동영상에는 이전의 〈수공기억〉에서 인터뷰를 다루었던 것처럼 어떤 인물들의 목소리가 더빙되어 있다. 즉 뉴욕의 소수민들이 거주하는 6개의 구역들(잭슨 하이츠의 인도마을 멀베리 & 켄모어의 리틀 이탤리. 모트 스트리트의 차이나 타운, 32번가 코리아 타운, 루즈벨트 에비뉴의 남미마을, 브라이튼 해변가의 러시아 공동체) 각각에 살고 있는 불특정한 인물들의 독백이 그것이다. 이 인물들은 자신들이 떠나온 고국과 타지에서의 삶이 주는 긴장감, 두려움, 희망 등에 대해 토로한다. 연극의 대사처럼 다루어진 이 독백들로 인해 영상의 흐름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내재하고 있는 공간들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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