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시오프리컨시〉는 류한길이 고안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주파수 조직체를 생성하는 알고리듬이다. 곰팡이는 비록 뇌가 없지만 군집을 형성하면 어떤 의지를 통해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우리가 인간 중심적 시선을 걷어내면 인간 없이는 지속되는 세계를 생각할 수 있고 인간 없는 세계의 모든 구성물들은 고유의 사회성을 가질 것이다. 이 문제는 자연뿐만 아니라 인공물에 대한 통제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기술을 통제하면서 그것을 활용하고 있다고 믿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다. 마치 우리가 전기를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이 왜 존재하는지는 모르는 이유와 같다. 류한길은 이러한 인간 인식의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마법이나 유사 과학적인 방법론을 적용시켜 〈소시오프리컨시〉의 알고리듬을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류한길은 기술적 진보와 과학적 합리주의가 일방향으로 뭉개버린 인간 중심적인 세계에 대한 허구적 대안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