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락〉은 토비아스 칠로니의 최근 몇 년 간의 사진 작업을 새롭게 조합한다. 극우 테러리스트를 좀비로 표현한 〈언데드〉(2020),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관찰한 〈인벤토리 시리즈〉(2020)를 비롯해, 독일, 일본, 한국, 몰타의 도시에서 밤을 배경으로 촬영한 청년들의 초상을 한데 뒤섞는다. 각각의 연작이 촬영한 지역의 특수한 동시대적 상황과 문화 현상을 드러낸다면, 이렇게 연작의 맥락을 벗어나 다시 배치된 사진들은 갈등과 방황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오늘날 청년들의 보편적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나아가 삭막하거나 매혹적인 도시 풍경 사진을 초상 중간중간 배치해, 마치 옴니버스극처럼 대도시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개개인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한다. 미술관의 2층과 3층 두 곳에 총 25점의 사진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