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만혼의 미완된 귀환〉은 2000년 홍콩과 중국 사이에서 실종된 15세 소년 유만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지적장애가 있던 유만혼은 홍콩 주룽의 한 지하철역에서 실종된 후 선전의 중국 국경에서 발견되지만, 옷차림과 언어능력이 홍콩인 같지 않다는 이유로 중국 본토로 보내진 후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작업은 눈 덮인 벌판, 컴컴한 아파트, 바다, 홍콩의 지하철과 시장과 터미널 등을 배회하는 유만혼의 천진하면서도 외로운 여정을 따라가면서, 16mm 비디오와 변색된 홈비디오 푸티지를 사용해 조각나고 흐릿한 기억의 모습을 표현한다. 한편 중국 본토의 만다린어, 홍콩의 광둥어, 영국의 영어로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연출을 통해 영국 식민시기와 중국 반환이라는 역사를 거쳐 형성된 홍콩의 복잡한 정체성을 은유한다. 작업은 전시 때마다 매번 새로운 전등과 설치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홍콩에서 실제 영화 소품으로 사용된 전등을 개조한 설치물이 유만혼과 그의 엄마에게 중요한 장소인 맥도날드를 떠올리게 하는 의자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