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날 아직 사랑하지 않으니까〉는 미국 컨트리 가수 로키 에릭슨이 1984년에 발표한 동명의 곡을 여러 뮤지션이 각자의 커버 버전으로 편곡한 뒤 공연하는 프로젝트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과 기대감을 노래하는 원곡은 나아가 음악과 미술이라는 두 장르 간의 가깝고도 먼 관계, 또 여러 사람 간의 협업에 대한 이상과 현실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20년 가까이 전 세계 27개 도시에서 진행되어오면서, 장르, 나이, 전문성에 대한 제한 없이 다양한 음악가들이 참여했으며, 그로써 발표된 300여 개의 커버 버전은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하나의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열 명의 뮤지션을 초청해 여러 스튜디오에서 디지털 음원을 제작하고, 제작 현장을 기록한 사진과 함께 공개한다. 곡은 비엔날레 웹사이트에서도 감상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