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모든 층위가 절대적으로 동등하다는 생각을 토대로 초당 3개의 시퀀스가 공평하게 들어가는 편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분 길이로 완성된 영상의 전반부 30초는 총 90개의 시퀀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흰 바탕 위에 검은 색이 찍히고, 검은색 바탕 위에 흰 색이 찍히는 레터셋 인쇄법으로 제작되었다. 이것은 끊임없이 빛이 깜박거리는 듯한 잔상 효과를 만들고, 본다는 행위는 기억의 산물, 허구, 혹은 이미 지나간 것으로 치환되어, 순간적인 대상에 관한 ‘인식’의 작용을 드러낸다. 즉,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유지로서의 잔상, 혹은 다른 생각을 상기시키거나 망각하게 하는 등에 관한 사유가 잔상의 효과로 드러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