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니콜라스 뢰그의 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 첫 장면을 전유한 그레이엄 거신의 작품 〈추락 7200-1〉은 갑작스러운 물체의 추락과 함께 폭발을 일으킨다. 이 폭발은 약 7200초(2 시간)마다 일어나게 프로그램 되어있지만, 무작위적인 특성상 하루종일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관객이 작품을 보러온 순간 일어날 수도 있지만 어떤 관객은 이것을 전혀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관객이 폭발을 목격할 수 없을수록 작품은 물리적인 공간인 전시장보다 관객의 상상적 공간에 머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