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2023
미코 레베레자, 〈주름〉, 2023. 단채널 비디오(HD). 26분. 작가 제공.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서울시립미술관. 2023. 사진: 글림워커스
미코 레베레자, 〈주름〉, 2023. 단채널 비디오(HD). 26분. 작가 제공.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서울시립미술관. 2023. 사진: 글림워커스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미코 레베레자는 무국적자의 시각으로 디아스포라, 식민주의, 서구 헤게모니의 주제를 다룬다. 미국에서 미등록 이민자 신분으로 유년기와 사춘기를 보냈던 경험은 작가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실험 영화는 제도적인 배제와 차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외국인 이민자를 배척하는 이민 정책이나 세관의 관료주의에 저항하는 수단이 된다. 영화 〈붕괴 93­96〉은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 집중한다. 작가는 오래된 가족 홈 비디오의 형식을 빌려 다양한 풍경 속 자신을 향해 카메라를 돌린다. 내밀한 1인칭 나레이션은 이주의 일상적인 어려움을 대하는 작가의 자기성찰적 접근을 보여주며, 아메리칸 드림과 이주를 규정하는 공식 서사에 관한 담론을 보다 복잡하고 상충적으로 탐색하게 만든다. 〈주름〉 역시 작가의 자전적 경험에 초점을 맞춰,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 간의 소통을 기록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여행, 건축, 시각적 추상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유형의 푸티지가 중첩되는 편집은 ‘원거리의 지점들이 접힌 지도의 모서리에서 맞닿는 것과 같은’ 시도이고, ‘망명지에 살면서 주름처럼 접는 행위를 통해 국경 너머로 닿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무성 영화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미등록 이민자 가정이 생존을 위한 연대의 끈을 지키고자 절실하고 끊임없이 물리적이고 정서적인 월경을 감행하며 직면하는 어려움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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