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퍼포먼스의 기록으로만 사용했던 비디오 매체를 좀 더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그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비디오 매체는 퍼포먼스의 현장성과 일회성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고, 컴퓨터로 편집하는 과정에서는 더 많은 영상과 음향 실험을 가능하게 했다.
그녀는 1999년 선재 아트센터의 오디션에 참가했을 때 발표한 퍼포먼스, 〈취미작가의 재미없는 이야기〉에서 스마일 인간의 웃음기 어린 얼굴을 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일종의 데모였다. 이때의 스마일 인간의 웃음은 자동반사적인 웃음이 아니라 유행을 쫓고 말초적 재미를 부추기는 매스미디어와 우리 미술계의 풍토에 대한 조소로서의 웃음이었다.
그녀는 이제 스마일 인간의 웃음이 건강하며 솔직담백한 웃음으로, 슬픔 뒤에 번지는 웃음으로, 극복의 웃음으로, 때로는 사유의 끝에서 만나는 무념한 웃음으로 비춰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