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사이〉는 인터랙티브 장치인 모션 트랙커(motion tracker)를 이용해 관객들에게 연극적 상황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가까이 다가오는 관객들의 위치를 파악하여 그에게 다가가는 보이지 않는 인물의 발자국 모양을 프로젝션 이미지로 보여준다. 빈 공간을 배회하는 보이지 않는 인물의 발자국이 다가오는 동안, 관객은 유령이나 투명인간을 마주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를 배회하는 존재는 불편함을 야기한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를 우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표현한다. 소수자나 이방인, 소외된 인간들, 약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다가와서 자신에게 접촉하는 경험을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물론 이것을 재미있는 놀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일종의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