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천재에게 수여된다는 맥아더상을 수상한 마크 브래드포드는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다양한 문화 지형학적 구조를 연구해왔다. 그는 거리에서 주워 모은 포스터, 광고 전단, 그래피티 스텐실과 로고 같은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콜라주 작품으로 구성하는데, 이는 마치 20세기 추상화를 연상시킨다. 거대한 화면 속에 켜켜이 쌓인 이미지들은 도심의 거리와 빌딩의 구조를 재현하고, 이민자들의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지하 경제와 사회적 구조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 새롭게 선보이는 〈킹덤 데이〉는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 미국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을 기념하는 퍼레이드에 사용되었던 광고판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인권운동부터 현재 이민자 문제와 관련된 사회운동을 암시하는 이미지와 오브제로 구성된다. 2010년 오늘의 관점에서 재구성되는 이 작품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사회에서 여전히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의 커뮤니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개별적으로 다른 문화 정체성 가진 커뮤니티들을 존중하면서 단단하고 치밀한 조직으로 엮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