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요의 작업은 크게 이야기를 이미지로 엮은 아티스트 북과 이를 공간 속에서 일시적으로 재구성하는 설치 작업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출간된 아티스트 북이 작거나 약한 이들의 환경을 물리적, 정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작가만의 소박한 비결들을 담았다면, 전시장에서는 공간 저마다의 장소성, 현재성, 우연성, 역동성을 부각시키는 비정형적 설치 방식을 선보였다.
〈한강에 누워〉는 약 3년 동안 제작된 드로잉들과 이를 토대로 만든 영상 그리고 임시적 오브제들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이다. 그 중 비디오 작업인 〈한강에 누워〉는 주인공이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일종의 영상 편지이다. 이 작업에서 반자본주의자 예술가 커플은 돈이 들지 않는 데이트 장소인 한강 주변에서 만나다가 추운 계절이 되자 함께 있을 곳이 없어져 헤어지고 만다. 그로부터 2년 후 화자인 작가는 “그 동안 생각을 많이 했는데, 사는 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 우리 다시 만나자”라고 편지를 쓰고, 옛 연인이 돌아올 수 있도록 난방장치, 러브싯 같은 다양한 간이 장치들을 고안하여 고수부지의 구석구석을 따뜻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로 변모시킨다. 데이빗 디그레고리오의 음악을 배경으로 하여, 작품 속에서는 한강의 풍경과 작가의 고안물로 꾸며진 공간이 교차되면서 화면 속에 부재한 연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