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퍼포먼스 영상 기록으로, 눈으로 덮힌 황야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의 형상과 흔적을 담은 흑백 드로잉처럼 그려진다. 핀란드 북극해 근교의 눈 덮힌 평야에서 찍은 이 작품은 ‘선,’ ‘화살’, ‘사각형’으로 변화되는 움직임의 공간을 연출한다. 선으로 인식되는 인물 군상은 하나의 단일체가 되며, 줄지어 이동하는 오리들처럼 패턴을 만드는가 하면, 몇 개의 조직화된 군부대와 같은 이미지로 끝나기도 한다. 개인 하나 하나가 모여 공동체를 이루지만, 동시에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정처 없이 헤매는 이주민의 풍경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