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성시〉는 유명한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렉〉에 나오는 우주적인 시간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유저들은 인터넷이나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시간(그레고리력)을 항성시로 변환할 수 있다. 〈항성시〉에는 지금까지 세 개의 연작이 있다. 〈항성시 1번_항성시〉에는 작가의 어머니가 임종한 날짜와 작가가 태어난 날짜가, 〈항성시 2번_파르티잔〉에는 ‘빨치산’이었던 한 할아버지의 생몰일(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손녀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를 통해 처음으로 조부에 대해서 들었던 때와 또 어딘가에 조성된 가묘를 처음 보앗던 때를 기초로 제안했던) 이 항성시로 각인되어 있다. 〈항성시 3번_삼인문년〉은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했던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그리고 자크 타티가 지옥에서 공상과학적 시간 개념인 항성시에 의해 부활한다는 설정의 작업이다. 여기서 이 삼인은 ‘지옥에 떨어진 모든 중생들을 구제할 때 까지 성불하지 않겠다’ 고 서원하던 지장보살의 영화적 비전 혹은 세 가지 변형상이기도 하고, 도교 문화에서 누가 서로 나이를 많이 먹었는지를 겨루고 있는 영화사 속의 선인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통적인 ‘삼인문년’ 고사와 〈삼인문년도〉(장승업) 등의 그림을 재해석한 작업이기도 하다. [노재운]
〈항성시 2번_파르티잔〉, 2011. 철판에 레이저로 새긴 숫자, 컬러 코팅. 45× 75× 7 cm. 작가 제공.
〈항성시 3번_삼인문년〉, 2011. 철판에 레이저로 새긴 숫자, 컬러 코팅. 45× 75× 7 cm. 작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