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의 전동차가 이동할 때 탑승객은 창 밖으로 승하차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두운 연결 통로만을 보게된다. 물론 2호선은 지하 구간만이 아니라 지상 구간으로도 연결되어 가끔씩 한강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전동차는 대부분 지하 통로를 따라 이동하기에 전동차 내부에서는 가끔 지상으로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궁금해지게 된다. 작가는 2호선 전동차가 전 구간을 이동하면서 마주하는 지하와 지상 풍경을 조정실 기사의 시점에서 촬영하고, 전동차가 연속으로 달리는 장면의 수직 단면을 몽타주하여 편집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카메라의 시점을 서울 전역을 뚫고 횡단하는 전동차의 눈과 동일하게 설정하여 탐승객이 보지 못하여 알 수 없었던 지하철로의 모습, 전동차 밖의 풍경, 전동차를 기다리는 인파의 모습들이 스치듯이 담기며, 보여지는 것과 감춰진 것, 외피(지하철역)와 내피(지하철로), 밝음과 어둠, 질주와 정지가 반복적으로 교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