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의 끝

2010

가상세계의 끝
오늘날 게임 속 세계는 더 이상 현실과 분리된 가상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공공 장소이다. 로버트 오버벡은 이러한 게임 속 세계의 풍경과 인물을 찍는 가상 세계의 사진가이다. 특히 작가는 잘 재단된 그래픽 세계에서 발견되는 의도치 않은 결함들을 포착해냄으로써 세계의 질서가 어긋나는 틈, 또는 조화 이면의 기묘한 왜곡들을 드러내왔다.
6개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시리즈 〈가상 세계의 끝〉은 〈레프트 4 데드〉, 〈하프-라이프〉, 〈모던 워페어〉 등 1인칭 슈팅 게임 속의 세계가 끝나는 가장자리를 찾아간다. 마치 잘려나간 듯 갑작스럽게 중단되는 이 세계는 끊임없이 또 다른 땅으로 이어지는 현실 세계와 다를 뿐 아니라 과도할 정도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일반 게임과도 상반되는 정적인 서정을 보여준다. 그래픽 세계의 버려진 공간들, 미완의 공간들이 만들어내는 이 기묘한 풍경은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사이’의 세계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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