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운동장역 이동 통로 중앙의 기둥들 사이에 지하철 전동차 의자를 사용해서 설치한 작품이다. 이 3개의 벤치구조물에는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3대의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모니터는 승강장의 풍경 또는 환승 통로의 풍경을 보여주어 관객은 자연스럽게 승강장과 환승통로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작품이 설치된 곳 가까이의 기둥들에는 광고용 라이트 박스가 설치되어 있고, 광고 이미지 대신 동대문운동장역 지상의 풍경을 찍은 사진들이 보여진다. 작품은 지상과 지하의 풍경을 동시에 보여주지만, 지상의 풍경은 정지된 ‘과거’로 비춰지는 반면, 지하의 풍경은 진행중인 ‘현재’를 뜻한다. 이 작품은 어쩌면 오늘날의 도시, 더 나아가 미래의 도시가 지상이 아닌 지하임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