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은 회화에서부터 드로잉, 오브제, 비디오, 설치, 책에 이르는 폭넓은 매체를 넘나들며 이미지와 개념 사이의 새로운 관계설정에 주력해온 작가이다. 특히 그는 시각예술의 근간이 되는 ‘보는 것’ 과 관련된 지각의 문제, 즉 시각적 인지와 허구적 심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다루어왔다. 김범은 망막에 맺히는 이미지나 사회적으로 학습된 개념으로부터 탈피하는 작품을 제시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사물이나 상황을 또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숙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