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신토(神道)계의 신흥 종교였던 오모토(大本)의 창립자 중 한 명인 데구치 오니사부로는 영매, 철학자, 예술가로서 신은 우주 전체에 깃든 영적 존재이며 모든 종교는 하나의 뿌리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일생을 바쳤습니다. “예술은 종교의 어머니”라고 선언한 그는 서예, 회화, 단가(短歌)와 더불어 수십 편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1935년 군국주의와 초국수주의로 치닫던 일본 정부가 오모토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투옥되었고, 수감 중 라쿠다완(樂茶碗)을 만들겠다고 결심합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직후 15개월 만에 3,000점이 넘는 찻잔을 제작했으며, 작가의 사후에 빛나는 찻잔이라는 뜻을 가진 요완(耀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