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2000
바니 아비디, 〈애국가〉, 2000. 단채널 비디오(컬러, 사운드). 2분 42초. 작가 제공.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2021

1947년 영국의 식민 지배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래로,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토 분쟁과 종교 차이로 인한 갈등을 이어 왔고 이는 일반 국민의 정서에도 뿌리 깊은 영향을 미쳤다. 바니 아비디는 이 민족 간 갈등을 간결한 상황으로 은유하거나, 갈등이 일상 속에서 발현되는 순간을 포착해 그 부조리함을 짚어낸다. 〈애국가〉는 작가가 분한 두 여성이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중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춤에 심취한 듯하면서도, 점차 경쟁적으로 자신의 노래 볼륨을 올리고 서로의 화면을 밀어낸다. 결국에는 어떤 노래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만큼 음악이 서로 뒤엉켜서 불협화음만 남는 모습은 일상의 행동이나 취미도 국가주의적 경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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