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7년 영국의 식민 지배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래로,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토 분쟁과 종교 차이로 인한 갈등을 이어 왔고 이는 일반 국민의 정서에도 뿌리 깊은 영향을 미쳤다. 바니 아비디는 이 민족 간 갈등을 간결한 상황으로 은유하거나, 갈등이 일상 속에서 발현되는 순간을 포착해 그 부조리함을 짚어낸다. 〈애국가〉는 작가가 분한 두 여성이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중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춤에 심취한 듯하면서도, 점차 경쟁적으로 자신의 노래 볼륨을 올리고 서로의 화면을 밀어낸다. 결국에는 어떤 노래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만큼 음악이 서로 뒤엉켜서 불협화음만 남는 모습은 일상의 행동이나 취미도 국가주의적 경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