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는 작업을 위해 황새둥지 작업장이 있는 건물 위층에 있는, 공동생활형 임대주택의 비어 있는 방 한 칸을 점거했다. 보통 예술적 점거는 과격하거나 과시적 행위로 보이지만, 이 점거는 은밀하고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방이 아닌 방을 점거한 채 스스로 임대 비용을 빚졌다고 간주하고 그에 준하는 생산을 위해 노력하며 이번 ‘예술책’을 썼다. 또한 문화예술현장 곳곳에 있는 지인들의 낯선 방들도 오가며 이 ‘방만한 예술’ 작업을 진행했다. 〈방만한 예술책〉에는 기존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준비 모임 중 하나인 ‘커뮤니티 아트 간담회: 공공미술의 피로(회복)’ 자료, 참여 커뮤니티 취재, 황새둥지 제반 맥락, 기록자 개인의 생활과 연구 및 방대한 구상 등등에 연계된 파편적 정보가 재구성되어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