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도시와 영상 《의식주》는 유기적이고 임시적인 도시 환경 자체를 미디어로 읽고 기존의 미술 양식과는 다른 가변적이고 비선형적인 형태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참여했던 작가 대부분이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 세대였고, 많은 이들은 지금도 에너지 넘치는 전시장의 열기를 기억한다. 이 전시에서 소개되었던 안규철의 〈빈센트를 위하여〉는 대량 생산된 화분 안에 전통적인 조각재료인 석고로 비정형의 구멍을 만든 조각이다. 이 작품은 도시의 주거환경에서 기능 중심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시각 언어나 공간 활용의 반대편에 놓여 있다. 작품의 제목과 형태에서 전해지는 양가적인 가치들은 우리에게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되묻는다. 작품을 보며 우리는 익숙함과 어색함, 정형과 비정형,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형상과 상태, 의미와 무의미, 그리고 존재와 비존재를 어떻게 구분하고 인식하는지에 관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