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시 존스의 16mm 필름 〈유령과 영역〉은 이데올로기의 유령들을 환기시키고, 문화적 흐름 속에 출몰하는 역사의 잔존하는 목소리를 증폭시킨다. 이 작품은 극장이나 영화관 같은 대중적 상상의 공간이 어떻게 역사적, 정치적 충동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는가를 살펴본다. 〈유령과 영역〉은 문화적 인공물을 활용하여 20세기 초반의 특정한 순간을 상기시키면서 그 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잠재성들을 상상하고 그 잔여물이 우리의 미래를 구축하는 과정 속에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낸다.
〈유령과 영역〉에서는 이 영화의 처음이자 유일한 페르소나 캐릭터인 리디아 카비나―유명한 뮤지컬 후계자이자 위대한 발명가 레온 테레민의 질녀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극장의 막이 열리자 뮤지션이 아주 잠시 즉흥적으로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자들의 〈인터내셔널가〉에서 유래한 가락을 반복적으로 연주하는데, 이것은 역사의 이 특별한 구조로 짜여진 관계망 그리고 그와 관련된 대상들을 잠시 동안 붙들어 둔다. [제시 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