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지원의 〈무제(도시와 영상)〉는 1994년에 서울시 정도 600년 사업의 일환으로 처음 만들어졌다가 2002년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장이었던 서울 600년기념관(구 경희궁 분관)을 둘러싼 역사적 서사를 담고 있다. 낡은 건물의 외관과 방치된 듯한 주변의 풍경을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들리는 목소리는 건물이 만들어진 사실적 배경을 설명해 준다. 이어서 실내 곳곳을 응시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카메라의 움직임은 1998년 이곳에서 열렸던 제2회 도시와 영상 《의식주》의 공간 구성을 바탕으로 한다. 영상은 마지막에 건물의 철거 장면까지 보여주며 한 건물을 둘러싼 도시 역사의 음과 양을 드러내고, 동시에 이미지의 재현 가능성을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