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외

2014
노재운, 〈지팡이〉 외, 2014. 혼합 매체 인터페이스.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귀신 간첩 할머니》. 서울시립미술관. 2017
노재운, 〈지팡이〉 외, 2014. 혼합 매체 인터페이스.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귀신 간첩 할머니》. 서울시립미술관. 2017
노재운, 〈지팡이〉 외, 2014. 혼합 매체 인터페이스.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귀신 간첩 할머니》. 서울시립미술관. 2017
노재운, 〈지팡이〉 외, 2014. 혼합 매체 인터페이스.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귀신 간첩 할머니》. 서울시립미술관. 2017
노재운, 〈지팡이〉 외, 2014. 혼합 매체 인터페이스. 가변 크기. 작가 제공.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귀신 간첩 할머니》. 서울시립미술관. 2017

〈지팡이〉는 오늘날 영화와 게임 등에서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점점 더 광범위한 위력을 보이는 특수효과와 관련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자본의 집중에 의해 가능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3D 등의 기술이 그렇듯 지각의 극단적인 자극이나 스펙터클의 최대치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이 작업은 영화사를 통해 발전했던 특수효과의 많은 장면들, 혹은 맥락을 최대한 참조하고 전유하되 그것을 동시대 특수효과의 발전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다시 돌아보고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내가 볼 때, ‘지팡이’는 특수효과라는 하나의 현상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특수효과가 등장하는 많은 영화들에서 지팡이는 이동 불가능한 것을 움직이고, 갇혀 있는 에너지를 해방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 그런 힘을 갖고 있거나 다룰 수 있는 사람들(마법사나 도사, 예언자나 도력이 큰 스님 등)의 물건이다. 그것은 하늘과 자연의 어떤 기운과 인간을 연결시키고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확장시키며, 비존재(귀신이나 영혼 등)들을 불러내거나 눈앞에서 지운다. 이 밖에도 수많은 역할을 하는 지팡이를 우리는 상상해볼 수 있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소유여야 할 지팡이가, 왜 특수효과 산업의 전유물이어야 할까? 나는 사람들이 극장 안에서 특수효과에 대해 단순히 수동적인 관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지팡이를 영화적 공간에서 탈취하여 기술적 형상으로서의 특수효과 그 자체를 사라지게 하거나, 지팡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경우를 가정해본다. 그래서 자본과 스펙터클과 속도의 점입가경에서 한 발짝 물러나 하늘과 자연의 힘, 비가시적인 것 혹은 세계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러낼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작업 〈지팡이〉를 통해 역설적이긴 하지만, 가시적 특수효과가 사라진 시공간에서 어떤 다른 종류의 특수효과를 상상한다. [노재운]

‘지팡이’, 2014. 혼합 매체. 가변 크기.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커미션. 작가 제공
‘특수 효과의 벽’, 2014. 벽면에 아크릴 거울. 가변 크기.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커미션. 작가 제공
‘프레임 웍스-뇌사경’, 2014. 혼합 매체. 가변 크기.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커미션. 작가 제공
‘극종’, 2010. 철판, 갈고리, 체인으로 제작된 글자. 30 × 59.5 × 1 cm. 작가 및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이 세상은 피의 바다’, 2009. 아크릴 패널에 투명 안료. 28 × 180 × 2 cm. 작가 제공
‘어떤 귀신은 사람보다 낫고 어떤 사람은 귀신보다 더 나쁘다’, 2009. 아크릴 패널에 투명 안료. 29 × 190 × 2 cm. 작가 제공
‘클라투 바라다 닉토’, 2011. 아크릴 패널에 투명 안료. 29 × 190 × 2 cm. 작가 및 리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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